어른을 위한 책이야기

도서관으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 - 느티나무도서관 박영숙관장 책 두 권

해피리딩 2014. 9. 5. 10:13

<작은도서관신문 2014년 9월호 책 리뷰>

 

도서관으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


『이용자를 왕처럼 모시진 않겠습니다』
박영숙 지음 / 408쪽 / 19,500원 / 알마
『꿈꿀 권리』
박영숙 지음 / 323쪽 / 17,500원 / 알마


느티나무도서관의 박영숙관장이 낸 두 권의 책을 여름휴가 내내 읽었다. 『꿈꿀 권리』는 저자가 도서관운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도서관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쓴 에세이고, 『이용자를 왕처럼 모시진 않겠습니다』는 제목에서도 연상할 수 있듯이 좀더 도서관 안으로 들어와 도서관 서비스에 대한 고민과 건물을 지은 과정, 도서관문화 확산을 위해 벌여온 다양한 사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우리나라의 도서관운동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많은 변화와 영향을 주었다. 필자도 비슷한 시기에 작은도서관을 시작하면서 배운 것이 적지 않다. 필자가 느끼기에 박영숙관장이 가진 에너지는 불가사의할 정도다. 한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는데 두 권의 책을 정독하고 보니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다. 박영숙관장은 우리나라의 도서관과 독서운동에는 실로 선물과 같은 존재다. 가녀린 인상의 그녀가 느티나무도서관과 함께 살아온 지난 15년은 우리에게 선물과 같은 시간이었다. 이 책들을 꼼꼼하게 본 독자라면 필자의 평가가 결코 과찬이 아님을 공감할 것이다.

『이용자를 왕처럼 모시진 않겠습니다』는 공·사립을 막론하고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도서관에서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부터 분류와 배가에 대한 고민과 실무적인 노하우까지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상가의 지하에서 시작된 도서관이 어엿한 독립건물로 지어지기까지 겪었던 지난한 과정은 도서관 건축을 담당하는 공무원들과 공공도서관 사서들이 꼭 봐야 할 부분이다. 도서관 건축을 바라보는 데 있어 새로운 영감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느티나무도서관처럼 “이곳에 머무는 것만으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는 도서관, 그래서 소소한 일상이 ‘문화적’으로 바뀌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 지은 도서관”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꿈꿀 권리』에서 저자는 학력, 나이, 직업,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예외 없이 마음껏 쉬고 뒹굴고 꿈꿀 수 있는 권리를 누리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도서관으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것은 참 가슴 설레는 일이고, 그것이 도서관운동을 이어가는 이유이자 힘이라고 힘주어 얘기한다.



박영숙 관장이 도서관을 통해 꿈꾸는 것은 무엇일지 궁금하다면 다음 글이 힌트가 될 것 같다.
“우리는 도서관을 만들면서 책이 두려움과 불안으로 딱딱해진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흔들어놓기를 바랐다. 책을 펼쳐놓고 벌이는 대화와 사유와 토론의 시간이 출렁 물결을 일으켜 깊고 긴 울림을 남기기를 바랐다. 그래서 우리 모두 고여 있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상상하며 각자 삶의 서사를 엮어가기를 바랐다.”

도서관이 문득 눈에 들어오는 삶의 조각과 흐름을 느끼고 사유할 수 있는 ‘지극히 문화적인’ 공간이라는 저자의 믿음에 공감할 이들이 많을 것 같다. 앞으로 두 권의 책이 우리나라 도서관계에 일으킬 반향과 변화가 무척 기대된다. (인문, 일반)


한상수_㈔행복한아침독서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