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여성웹진-2012년8월]탐방! 사회적기업 - 행복한아침독서
아이들이 책 읽을 수 있는 환경 조성해야

한 이사장은 “행복한 아침독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동네에 작은 어린이도서관 운영하면서 독서운동에 발을 딛게 됐다”며 “진정으로 책이 필요한 아이들이 도서관을 이용하길 바랐지만 정작 책이 꼭 필요한 아이들은 도서관에 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이사장은 상대적으로 독서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를 둔 가정의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도서관에 오곤 했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집에서는 책에 관심을 가질 여유조차 없었기 때문에 정작 책이 필요한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지 못한다는 판단을 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모든 아이들에게 책을 접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우연히 방송에서 일본의 아침독서운동을 알게 됐다”며 “그 길로 일본에 직접 방문해 아침독서운동에 대해 알아보고, 이와 관련된 책 4권을 번역, 우리나라에 지난 2005년 2월 발간하면서 처음으로 아침독서운동을 소개 ·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한 이사장이 ‘가정’이 아닌 ‘학교’에서 ‘아침독서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모든 아이들이 다니는 곳이 학교이고, 그렇기에 가정형편에 상관없이 책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행이 아침독서운동의 취지를 교육청, 학교, 언론 등에서 공감해줘 보다 빠르게 전국의 학교로 확산될 수 있었다.
그는 “아침독서운동은 ‘모두 읽어요, 날마다 읽어요,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그냥 읽기만 해요’라는 간단한 4원칙으로 진행된다”며 “아이들은 독후감을 써야 하는 부담이 없어서 책 읽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고, 선생님 또한 독후감 채점 등을 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독서시간도 가질 수도 있어 파급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국민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초등학생의 95.3%, 중학생 58.7%, 고등학생 32.6%가 ‘아침독서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급문고 보내기’ 등 사회적 기업으로 우뚝
현재 (사)행복한 아침독서에서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학급문고 보내기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 출판사 등의 후원을 받아서 지금까지 총 12만여 권을 전국의 학교로 보냈다. 학급문고는 교사 등에게 인터넷으로 신청을 받고,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책이 잘 쓰일 것 같은 학급에 지원된다. 이와 함께 저소득층 아이들이 다니는 지역아동센터, 아동복지시설, 다문화가정, 새터민 아이들에게 1년에 10권씩 새 책을 보내는 ‘희망의 책 나눔’ 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또한 초 ·중 · 고등학교 등 전국의 학교를 비롯해 유치원, 작은 도서관 등에 아침독서운동 신문 4가지를 매월 무료로 배포하고, ‘리퍼도서(작은 흠집 등으로 판매되지 못하고 반품되는 도서)’를 출판사와 연계해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비밀의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한 이사장은 “‘작은 도서관’ 사업은 아파트 내 아이들이 손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면서 기업적인 측면에서는 수익도 얻는 방식”이라며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이 되기 위해 사회 ·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신규 사업들을 개발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의 미래를 행복하게 만드는 '독서'
(사)행복한 아침독서는 올해로 8주년을 맞았다. ‘행복한 아침독서’에 참여하는 수많은 아이들과 선생님을 만나며 한 이사장이 느낀 점은 무엇일까?
그는 “독서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책을 좋아한다는 것”이라며 “책을 매우 좋아하는 부모 아래에서 자란 아이는 좋은 독서가로 자라겠지만, 일이 바쁘고 형편이 안 좋아 책을 사줄 수 없는 부모 아래에서 자란 아이는 좋은 책을 접할 기회조차 없다”고 설명했다. 매일 패스트푸드만 먹는 아이는 그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집에서 정성껏 만들어주는 된장찌개를 먹어본 아이는 어떤 음식이 가장 맛있는지 아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 이사장은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독서를 통한 간접경험이 중요하다”며 “요즘 아이들이 꿈이 없는 게 걱정이라고 하는데 책을 통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고, 삶이 풍성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이 더 양질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것으로, 아이들이 책을 만나기 전과 만난 후의 삶은 차이가 난다”며 “독서가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글 · 사진 : 김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