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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문화」2006년 10월호) - 책과 함께 희망을 담아 보내는 학급문고

해피리딩 2009. 8. 10. 01:00

 

(「출판문화」2006년 10월호 기고원고)

 

책과 함께 희망을 담아 보내는 학급문고

 

아침독서운동이 학교 현장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면서 전국의 학교에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침독서운동의 확산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국민일보, (사)대한출판문화협회, 아침독서추진본부는 아침독서운동을 실시하고 있는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 좋은 책을 보내주는 학급문고 보내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급문고 지원 사업에 선정된 학급에는 도서 선정위원들이 선정한 양서 100여권과 나무로 만든 멋진 책꽂이를 보낼 예정이다.

 

학교에서 책 읽기 - 아침독서운동

아침독서추진본부에서 학교 차원에서 아침독서운동에 참여하는 학교를 조사해 보니 2005년 11월에 500여개교였던 것이 2006년 8월에는 2,371개교로 파악되었다. 이 수치는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미있는 통계치로 보기는 어렵겠지만 학교 현장에서 빠르게 아침독서운동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에서 독서교육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침독서운동이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독서교육 방안으로 교사들에게 받아들여지면서 나타난 결과이다. 현재 다소 무의미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아침자습시간을 이용해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꾸준히 읽자고 하는 소박한 제안이 학교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모두 읽어요, 날마다 읽어요,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그냥 읽기만 해요’라는 소박한 4원칙으로 진행되는 아침독서운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책이 주는 재미를 흠뻑 느끼며 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 아침독서운동의 확산을 지켜보면서 학생들은 읽고 싶은 책이 있고, 읽을 시간만 주어지면 얼마든지 즐겁게 책을 읽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읽을 책이 없는 학교 현실 - 학교에 책이 넘치게 하자

아침독서운동을 비롯한 학교의 독서교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의 공통점을 보면 학교도서관이나 학급문고에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읽을만한 책이 많이 구비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학교가 그다지 많지 않으며, 대부분의 학교에 비치되어 있는 도서의 상황이 극히 열악하다는 점이다. 실제 학교 현장에 있는 도서를 보면 놀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학교도서관 못지않게 학생들의 독서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학급문고이다. 학급문고는 학생들이 항상 생활하는 교실에 있기 때문에 장서의 질만 담보된다면 학생들의 독서 욕구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현재 학급문고에는 학생들이 읽고 싶은 책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어린이책과 청소년책이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고, 좋은 책들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학급문고를 보면 몇십 년 전으로 후퇴한 듯한 느낌이 절로 든다. 책을 많이 접할 기회가 없었던 학생들에게 책에 대한 첫 경험이 참 소중하므로 학급문고를 좋은 책들로 갖추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독서교육에 열의가 있는 교사들이 학급문고에 좋은 책들을 놓아두었더니 학생들의 독서에 대한 관심이 현격하게 높아졌다고 한다. 이는 주목할만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아침독서추진본부에서는 지금까지 학급문고 보내기를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인식하고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2005년과 2006년에 출판사와 기업(네이버)의 도움을 받아 5만여 권의 책을 전국의 교사들에게 학급문고로 보내주었다. 한 학급에 40~50권에 불과한 책이지만 책을 받은 학급에서는 교사들이 놀랄 정도로 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실제로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책을 보냈기 때문이다.

 

출판사의 희망이 될 학급문고

아침독서추진본부에서는 2007년도부터 “학급문고 500권 갖기 교사 운동”을 펼치려고 한다. 이것은 교사들이 학급문고로 양질의 책을 500권 정도 갖고 있으면 그 반의 독서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이 정도라면 그 교실은 작은도서관으로 불러도 좋을 것이다. 학급문고를 500권 정도 갖고 있는 교사들이 만 명만 있다면 학교의 독서 문화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된다. 교사들은 학교를 옮겨 다니게 되므로 이들 교사들이 각 학교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다른 교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전국의 각 교실마다 500권 정도의 양서들이 가득 채워져 있는 꿈을 함께 꾸어보자. 이렇게 수십만 개의 작은도서관이 생긴다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곳이 바로 출판사들이다. 또한 아침독서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책을 늘 가까이 하는 고급 독자들이 대거 양산된다면 그 과실도 출판사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 멋진 꿈을 함께 이루어나갔으면 좋겠다.

 

책에 목마른 학생들을 위해

읽을만한 책도 없고, 책 읽을 시간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학생들이 책을 안 읽는 현실을 개탄하는 것은 현실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 학생들은 책에 목말라 있다. 책을 읽고 싶어 한다. 그들을 믿어주고 우리 학생들이 마음껏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관심을 갖고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자.

이제는 책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일상생활의 공간에서 좋은 책을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책을 읽을 자세가 되어 있다. 소박하게라도 할 수 있는 실천을 해보자. 그런 노력들이 꾸준하게 이어질 때 우리 모두가 꿈꾸는 일이 현실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학급문고를 담은 상자에는 책과 함께 희망도 담겨 있다. 희망의 학급문고 보내기 사업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문의 아침독서추진본부 031-955-7567 www.morningreading.org)

 

한상수(아침독서추진본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