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독서 운동이 제대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가장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학급문고를 좋은 책들로 채우는 일입니다. 현재 학교도서관이 없거나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학교도 많습니다. 설사 학교도서관이 잘 된 학교라 하더라도 아이들이 도서관을 마음껏 이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항상 생활하는 교실에 좋은 책들이 많이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아침독서는 이미 반 이상 성공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런데 학급문고의 현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합니다. 학년에 맞지 않는 책들, 낡은 책, 조악하게 만들어진 책들이 수 년째 내려오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 교육청
학급문고를 살리는 가장 바람직하고 쉬운 방법은 교육청에서 학급문고용 예산을 책정해서 지원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강원도 교육청에서는 2005년도에 한 학급당 20만원씩 총 9,166개 학급에 18억 3,320만원의 예산을 책정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원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 학부모
학급문고를 교육청의 지원금이나 학교 예산으로만 마련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학급문고가 대부분 부실한 것은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학급문고용 책을 가져오라고 하면 집에서 가장 오래되고 버려도 좋은 책을 보내 왔기 때문입니다. 내가 좋은 책을 보내야 다른 사람도 좋은 책을 보내게 됩니다. 이렇게 모든 학부모가 추천도서 목록 등을 참고하여 좋은 책을 보낸다면 학급문고는 금방 좋은 책들로 가득 찰 것이고, 아이들은 그 책들을 즐겁게 보게 될 것입니다. 학기초나 스승의 날, 혹은 자녀 생일 때 학급에 무언가를 선물하고자 한다면 주저없이 책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정성껏 고른 책 몇 권을 들고서 자녀의 교실에 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루어지길 고대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조성한 책이 모자란다면 한달을 주기로 옆반과 바꿔보는 것도 좋겠지요. 학급문고를 살리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학급문고를 잘 만든 사례들을 참조하십시오.
3. 출판사와 서점
학급문고 살리기에 이해관계가 있는 출판사와 서점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면 합니다. 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도서 구입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이러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출판사에서 학급문고용으로 별도의 보급판을 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표지의 형태를 바꾸거나 종이 질을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제작원가를 줄여 학급문고를 겨냥한 보급판을 내면 교사나 학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보급판으로 학급문고용 꾸러미를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서점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학급문고용 도서들을 별도로 전시해서 학부모들이 학급에 기증할 학급문고를 편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합니다.
4. 모교에 학급문고 보내기
꼭 자기 자녀의 학급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졸업한 학교에 학급문고를 보내는 사회적인 운동도 병행해서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어렸을 때 책이 없어서 제대로 된 독서를 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어른들이 있다면 후배들에게 좋은 책을 보내주면 좋지 않을까요? 그 무엇보다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 이런 일에 성공한 기업가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앞장서면 좋겠습니다. 언론에서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함께 추진한다면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5. 공공도서관
공공도서관에서는 관내에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단체대출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기를 바랍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공공도서관의 단체대출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많은 학교에서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도서관 담당자들의 관심과 성원을 기대합니다.
이와 같이 학급문고를 살리는 운동에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때 학교의 아침이 바뀌고, 책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우리 아이들이 많아지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한상수(아침독서추진본부 사무국장)
아침독서신문에 쓴 글
2호(2005년 6월) - 학급문고 살리기 범국민운동을 제안합니다
해피리딩
2009. 8. 12. 23:34
희망의 첫 걸음 학급문고 살리기(1) 학급문고 살리기 범국민운동을 제안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