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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논장 독서공책에 기고한 글 - 책과 함께 자라는 아이가 행복해요

해피리딩 2009. 8. 9. 23:58

<2009년 논장출판사에서 제작한 독서공책에 기고한 글>

 

책과 함께 자라는 아이가 행복해요

 

 

좋은 책을 읽으면 참 행복합니다. 정말로 좋은 책을 읽었을 때 책을 덮은 후 가슴 속에 스며드는 참 기분좋은 느낌을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것입니다. 마음부자가 된 듯한 기분이 절로 듭니다. 좋은 책을 통해 만나는 행복이 일생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행복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독서는 아이들에게 꿈을 주고 세상과 소통하는 길을 터주는 소중한 습관입니다. 필자는 좀더 많은 아이들이 이러한 행복을 직접 경험하고 그러한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일생을 책과 함께 살아가면 좋겠다 하는 바람을 늘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한 시골아이가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이 아이에게는 읽을 책을 만날 수 있는 길이 없었습니다. 이십년이 조금 넘은 시절의 얘기이지만 학교에 도서관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정도로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학교도서관은 구경도 하지 못했습니다.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에도 공공도서관이 하나도 없었으니 교과서 외에는 읽을 책이 없었지요.

학교나 지역에 제대로 운영되는 도서관이 하나라도 있었더라면 어린 시절이 얼마나 풍성하고 행복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금도 갖고 있습니다. 그 이후의 삶도 많이 달라졌겠지요.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학교마다 학교도서관이 있고, 미처 다 읽지 못할 정도로 좋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 환경에 있는 요즘 아이들이 여간 부러운 게 아닙니다.

어린 시절 가슴 아픈 기억을 갖고 있었기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는 의식적으로 책을 많이 읽어주었습니다. 서점에 가서 아이와 함께 읽고 싶은 책을 사서 꾸준히 읽어주었는데 지금도 참 행복한 시절로 기억이 됩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면서 많이 놀랐던 것은 내용도 좋고 수준도 높은 책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는 사실입니다. 참 즐겁게 책을 봤습니다. 아이도 좋아했지만 오히려 아빠가 더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몇 년간 아이와 함께 책을 보다가 어느 날 문득 이렇게 좋은 책을 동네에 있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볼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소박한 바람을 갖고 동네에 조그마한 어린이도서관을 시작했습니다. 그게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좀더 많은 아이들이 책과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독서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도서관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도서관에 잘 오던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면 도서관에 잘 오지 않는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 끝나고 이런저런 학원에 다니느라 시간도 없고, 책보다 훨씬 재미있는 일들도 많으니까 차분하게 책 볼 시간이 없습니다. 가끔 책을 본다고 해도 주로 만화를 많이 보는 것도 걱정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중․고등학교로 올라가면 더 심해집니다. 이렇게 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는 현상은 개인적으로 볼 때 아주 불행한 일이고, 국가적으로 볼 때는 큰 재앙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이 길러지지 않아 독서가 생활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공교육에서 일정한 역할을 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던 중에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아침독서운동에 대한 얘기를 듣고 너무 좋은 내용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침독서운동에 공감하는 주위 분들과 함께 비영리시민단체인 행복한아침독서를 만들어 지금까지 아침독서운동 확산을 위해 이런저런 일들을 해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침독서운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웠고, 많은 학교에서 책 읽는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있어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즐거운 아침독서, 행복한 아이들

(사)행복한아침독서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침독서운동은 학교에서 매일 아침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있는 아침자습시간에 학생과 교사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자는 독서운동입니다. 현재 다소 무의미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아침자습시간을 이용해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꾸준히 읽자고 하는 제안입니다.

아침독서운동의 가장 큰 목적은 아이들이 책을 꾸준하게 읽으면서 책이 참 재미있고,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함께 해야 하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저절로 깨닫게 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책 읽기가 습관화되면 그 아이는 일생을 살면서 항상 책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침독서운동은 아이들을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성숙하게 키워줍니다. 따라서 아침독서운동은 단순히 아이들에게 책을 몇 권 더 읽히자는 운동이 아니라 한 아이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주는 생활혁명적인 성격을 가집니다. 더 바람직한 것은 이 운동을 펼치는데 아무런 사회적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오늘 결심하고 바로 내일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합니다. 아침독서운동은 현재의 학교 여건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독서교육입니다.

‘모두 읽어요, 날마다 읽어요,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그냥 읽기만 해요’라는 소박한 4원칙으로 진행되는 아침독서운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책이 주는 재미를 흠뻑 느끼며 이 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아침독서운동의 확산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은 읽고 싶은 책이 있고, 읽을 시간만 주어지면 얼마든지 즐겁게 책을 읽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책을 매개로 아이들과 만나면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와 싫어하는 아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많이 접해 본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마음껏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러한 역할은 어른들이 당연히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책을 좋아합니다. 문제는 자신이 책을 정말로 좋아하는지를 깨달을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과다한 학습에 지쳐 차분하게 책 읽을 시간이 하루 중에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아침독서시간은 아이들에게 학교의 일과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좀더 많은 학교에서 아침독서운동에 참여하여 여러모로 바쁘게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차분하게 책 읽을 시간을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학부모, 교사, 학교가 힘을 모으자

읽을만한 책도 없고, 책 읽을 시간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학생들이 책을 안 읽는 현실을 개탄하는 것은 현실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책에 목말라 있습니다. 책을 읽고 싶어 합니다. 그들을 믿어주고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관심을 갖고 방안을 찾아봤으면 합니다.

책 읽는 사회, 책 읽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합니다. 가정에서는 텔레비전 보는 시간을 지금보다 반으로 줄이고 책 읽는 시간을 늘려나갑시다.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고 매월 일정 금액은 책을 사도록 합시다. 그리고 제발 학교에 보내는 학급문고 책을 좋은 책으로 보냅시다. 책 읽는 아이를 만드는 첫 번째 조건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좋은 책이 넘치게 하는 것입니다. 하루중 아이들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공간이 바로 집과 교실입니다. 따라서 집과 교실에 읽고 싶은 마음이 들만한 책들이 있도록 하는데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이의 담임교사가 아침독서운동을 하지 않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관련 도서나 자료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선택은 담임교사가 하겠지만 올바른 선택을 위한 자료를 안내하는 일은 자녀들의 행복한 독서생활에 도움을 주는 일입니다.

교사는 아이들이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가장 좋은 안내자입니다. 어린이책을 즐겨 읽는 교사의 진지한 열정이 우리 아이들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독서교육에 열정을 갖고 있는 교사가 만 명만 있다면 우리 사회가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달라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사들을 적극적으로 성원하고 교육해야 합니다. 한 교사가 바뀌면 수백, 수천 아이의 삶이 바뀔 수 있습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란 말은 학교의 독서교육에서 절대적인 진리입니다.

학교에서는 제발 불요불급한 곳에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최우선적인 예산 배정을 학교도서관 전담사서 확보와 도서구입비 증액에 두었으면 합니다. 리모델링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전담인력이 없어 늘 닫혀있는 도서관은 아무런 존재 의미가 없습니다. 학생 1인당 한 권도 안되는 도서구입비는 절대적으로 늘어나야 합니다. 학교 운영의 방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 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감시했으면 합니다.

학부모와 교사가 힘을 합하면 학교도 바꿀 수 있고, 우리 아이들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미래도 달라질 것입니다. 도서관 같은 교실에서 사랑스런 우리 아이들이 친구들과 책에 대해, 아름다운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소박한 꿈들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내 꿈을 이뤄주는 독서

아이들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독서운동을 오랫동안 하면서 느끼는 것은 책을 많이 읽은 학생이 공부를 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도서관에 열심히 다녔던 학생이 성적이 올랐다고 좋아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당장 성적이 오르지 않더라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되면서 눈에 띄게 성적이 올라간 학생들을 보면 많은 경우 꾸준히 독서를 한 학생들입니다. 독서는 공부를 하는 데에 아주 중요한 기초 체력입니다. 마라톤을 하는 데 기초체력이 없으면 절대로 승자가 될 수 없습니다. 평소에 꾸준히 체력훈련을 해야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처럼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잘했으면 하는 마음은 모든 교사와 부모의 바람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성적만을 위해 그 나이때의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모든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은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닙니다. 프랑스의 작가 다니엘 페나크는 『소설처럼』에서 “아이들이 책읽기의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알고 나면 우리가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온갖 능력을 두루 익히게 될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즐거운 책읽기가 아이들과 어른들을 구원할 것이라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쓴 수기를 보면 빠짐없이 나오는 얘기가 “부모님의 관심 덕분에 어렸을 때 다양한 책을 많이 봤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사례는 부모들이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아이들이 정말로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궁극적으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제 선택의 몫은 교사와 부모에게 달렸습니다. ‘아이들을 옥죄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한 채 공부의 노예로 살게 할 것인가? 아니면 인류가 지금까지 쌓아온 지적 유산을 마음껏 향유하면서 즐거운 삶을 살면서 원하는 결과를 이룰 것인가?’ 하는 선택 말입니다.

독서가 우리 아이들이 살고 싶은 삶을 살게 해줍니다. 학창 시절에 읽은 한 권의 책이 그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알게 됩니다. 이렇게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자기가 살고 싶은 인생을 설계하도록 안내해주십시오. 그리고 그러한 삶을 살기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하도록 도와주십시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그 사회의 주역이 된다면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훨씬 좋은 모습으로 발전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 아이가 책과 친해지려면

독서교육의 목표는 우리 아이들이 평생동안 책과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이 닥치거나, 새로운 변화를 꿈꾸거나, 삶이 무료하거나 할 때 책에서 길을 찾고 친구를 만나고, 더욱 좋은 발전을 할 수 있으면 좋을 듯싶습니다. 그러면 사랑하는 우리 아이를 평생의 독서가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볼까요?

 

1) 아이에게 책 읽어주기

최근에 읽은 책에 인상적인 구절이 있었는데 바로 ‘책 읽어주기가 아이의 영혼을 어루만져준다는 점에서 영혼의 스킨십’이란 표현이었습니다. 여러모로 피곤한 부모들이 아이에게 책을 꾸준히 읽어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는 시간은 현실적으로 10년이 채 안됩니다. 이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이므로 나중에 후회하지 마시고 읽어 줄 수 있을 때 열심히 읽어주십시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책을 많이 읽어주다가 한글을 뗀 후에는 책 읽어주기를 그만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책을 혼자 책을 읽을 수 있어도 책 읽어주기를 계속 하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이 거부하지 않는다면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때까지라도 책을 읽어주면 좋겠습니다. 아이와 같은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느낌을 같이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2) 책을 충분히 볼 수 있는 환경 만들기

가능하면 집에 책도 많이 두고, 정기적으로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책을 보게 하고 다른 다양한 자료도 경험하게 하면 좋습니다. 어렵더라도 책을 많이 구입하고, 책을 구입할 때는 되도록 주제별로 다양하게 사는 게 좋습니다. 거실을 서재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부모가 독서 역할 모델 되기

아이들이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면서 자라는 게 가장 좋은 독서교육입니다. 집에서 생활할 때 틈날 때마다 책을 읽는 부모의 모습을 본 아이는 자연스럽게 좋은 독서가로 자랄 것입니다.

유아기 때부터 다양한 책이 많은 집에서 자라거나 책 읽는 습관을 가진 부모를 둔 아이들은 대부분 책을 잘 읽는 아이가 됩니다. 읽기 능력의 기초는 학교에 다니기 전에 형성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좋은 독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4) TV, 인터넷 등 영상 매체는 최소화하기

부모의 노력이 많이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부모도 TV는 꼭 필요한 프로그램만 시청하는 버릇을 들이고, 아이에게도 그런 교육을 시키면 좋겠습니다. TV가 가정의 중심이 되도록 해서는 안됩니다. 습관적으로 TV를 보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볼만한 프로그램은 녹화해서 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넷이나 게임을 과도하게 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부모가 시간을 정해주는 게 좋습니다. 컴퓨터를 아이방보다는 거실에 놔두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아이들은 판단력이나 자제력이 없기 때문에 부모의 적절한 관여와 관심이 꼭 필요합니다.

 

5) 독서 육아에 아빠도 참여하기

아빠가 참여하지 않는 독서 육아는 반쪽짜리 육아가 됩니다. 엄마뿐 아니라 아빠가 함께 독서 육아에 참여하고 독서 모델이 되어주었을 때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독서 습관도 훨씬 자연스럽게 길러집니다.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행복을 결코 엄마 혼자 독점하지 마십시오. 책 읽어주기는 아빠가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행복하게 육아에 참여하는 방법입니다. 더불어 도서관이나 서점에 아빠와 함께 나들이 갈 수 있도록 배려하십시오.

 

6) 항상 읽을 책 갖고 다니기

책 볼 시간이 없어서 독서를 못한다는 얘기를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래도 짜투리 시간들을 잘 사용하면 충분히 책 볼 시간을 낼 수 있습니다. 가방에 항상 요즘 읽고 있는 책을 가지고 다니도록 얘기해 주세요. 조금이라도 짬이 날 때마다 책을 보면 심심하지 않겠지요. 버스를 기다릴 때, 학원 수업 기다리는 시간에, 저녁 먹고 난 후… 생각해보니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꽤 많답니다.

 

7) 하루에 시간을 정해서 책읽기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저녁을 먹고 20분 정도 가족 책읽기 시간을 갖는 거예요. 꾸준히 이런 시간을 가지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학교에서도 꼭 아침독서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아침독서운동은 독서 여건이 좋지 않은 아이들에게 책을 만나게 해주는 귀한 시간입니다. 우리 반이 아침독서를 하지 않는다면 담임선생님께 적극적으로 제안하십시오.

 

8) 서점이나 도서관에 정기적으로 가기

서점이나 도서관에 자주 가면 좋아요. 서점에 가서 만화만 보지말고, 실컷 책 구경도 하고 보고 싶은 책도 읽고 하세요. 꼭 갖고 싶어하는 책이 있으면 과감하게 사주세요. 학교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에도 일정한 시간을 정해 꾸준히 다니면 참 좋습니다.

 

9) 나만의 독서록 만들기

필자가 참 좋아하는 오지여행가이자 국제난민 구호 활동가인 한비야 선생님은 매년 새해를 맞이하면 수첩에 1번부터 100번까지 쓴다고 합니다. 이는 올 한 해 동안 최소한 100권의 책을 읽겠다는 다짐인데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을 수첩에 적는 것입니다. 바쁜 때에는 100권을 채우지 못해 12월에 집중적으로 숙제하듯 책을 읽으면서 꼭 100권을 채운다고 합니다. 이러한 일을 수십 년째 하고 있는데, 한비야 선생님이 오늘날 이룬 성과는 이러한 의도적인 독서가 상당한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내가 어떤 책을 읽었고, 그 책을 읽었을 때 어떤 느낌이 있었는지 잘 생각이 안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참 아쉽습니다. 그래서 나만의 독서록이 필요합니다. 조그만 공책을 하나 마련해서 내가 읽은 책의 간단한 서지사항(책제목, 지은이, 출판사, 읽은 날짜 등)을 적고 그 책을 보고 느꼈던 점이나 책에서 인상깊었던 구절을 적어놓으면 됩니다. 이렇게 열심히 적은 독서록을 나중에 보면 그 책을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아이에게도 권해 주시고 부모님들도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아름다운 실천에 함께 하기를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책을 읽게 하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이 참 재미있음을 알게 해주는 것입니다. 재미가 있다면 아무리 말려도 하게 마련입니다. 먼저 가정과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이 차분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만들어준 다음,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렸으면 합니다. 너무나 분주하게 살아가면서도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전혀 갖지 못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책을 평생의 친구로 만들어 주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필자는 언제나 처한 환경 때문에 책읽기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아이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날로 심화되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꿈은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이루어나가야 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책이 주는 감동과 즐거움을 좀더 많은 아이들이 직접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은 바람을 늘 가져봅니다.

책과 함께 하는 삶을 통해 우리 아이들과 부모님, 선생님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한상수

(사)행복한아침독서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