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책이야기

[아침독서신문-2008.4]히말라야 도서관

해피리딩 2010. 11. 14. 06:10

교육을 통해 세상을 바꾸다
『히말라야 도서관』

<존 우드 지음 / 이명혜 옮김 / 256쪽 / 10,000원 / 세종서적>

이 책에는 내 가슴을 뛰게 한 한 남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사람은 네팔, 베트남, 인도, 라오스, 스리랑카, 에티오피아 등 저개발국의 어린이들을 위해 도서관과 학교를 건립하고 책을 기증하는 활동을 벌이는 ‘룸투리드Room to Read’ 재단의 설립자이자 CEO인 존 우드John Wood이다.
우연에 의한 필연. 그의 삶의 방향은 이렇게 정해졌다.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중국지사에서 30대 이사로 성공의 탄탄대로를 달리던 존 우드는 휴가로 떠난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우연히 네팔의 시골학교를 방문하게 된다. 그는 학교의 도서관에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이 한 권도 없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그 어린이들은 지금 누군가 나서지 않으면 두 번째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다. 지금부터 일 년, 혹은 십 년 후는 너무 늦는다. 누군가 꼭 해야 한다!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문제를 덮어두는 것과 같았다.(34쪽)

그는 고액의 연봉과 탄탄한 미래를 포기하고, 여자 친구와의 이별까지 감수하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비영리단체를 설립한다. 설립 초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탁월한 성과를 낸다. 설립한 지 10년도 안 되었지만 룸투리드는 많은 개발도상국에 3,870개의 도서관과 287개의 학교를 세우고 150만 권 이상의 책을 기증하였다. 이들 도서관과 학교에서 무려 130만 명의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공부를 한다. 존 우드의 결단은 본인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었고, 많은 아이의 삶을 변화시켰다.

이 책의 원제목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 세상을 바꾸다』Leaving Microsoft to Change the World에서 알 수 있듯이 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얻은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와 경영방식을 룸투리드에 적용하여 탁월한 성과를 낸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펼치는 시민단체들이 주먹구구식 사업방식으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현실에서 자선사업에 혁신을 도입한 우드와 룸투리드는 좋은 사례이다. 제4섹터로 불리는 사회적 기업을 소개하고 있는 『보노보 혁명』(부키)에서도 존 우드의 사례를 가장 먼저 이야기한다.

룸투리드를 운영하는 우드의 철학은 ‘세계 변화의 첫발은 아이의 교육에서’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한다. 교육을 통해서만 빈곤이 대물림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보는 그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난한 나라,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아이들이 없어야 한다.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없애는 데 지각이 있는 어른들이라면 힘을 모아야 한다. 아침독서운동도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시작한 것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의 결단과 능력이 얼마나 많은 아이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이다. 더불어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전망과 능력을 갖추고 일해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한다. 이런 점에서 『히말라야 도서관』은 ㈔행복한아침독서의 지향과 비전에 영감을 준 책이다. (교사용)


한상수(㈔행복한아침독서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