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천 지음 / 김정하 사진 / 388쪽 / 13,000원 / 동녘
이 책은 르포작가 김순천이 10대 아이들 14명의 이야기를 날것 그대로 담은 인터뷰집이다. 이들은 각각 서울 강남과 강북, 지방에 살고 있고 인문계고, 실업계 학교, 대안학교, 자퇴생, 복학생 등 다양한 유형의 학교와 사회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다. 다양한 상황만큼이나 아이들의 생각이나 꿈도 달랐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공통점도 있다. 10대를 무척 우울하게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고, 미안했고, 안타까웠고, 누구에겐지 모를 분노를 가슴에 담아야 했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힘겨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특별한 아이들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보통 아이들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더 우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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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절망만을 얘기하진 않는다. 이렇게 답답하고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인내하고, 조금씩이나마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미래를 위해 재미없는 공부를 하루에 열 몇 시간씩 하면서 자신을 다독이기도 하고, 동생들을 돌볼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기 위해 방학 중에도 학교에 나와 땀을 흘리는 등 애를 쓰며 살고 있다.
중년의 나이가 되어 돌이켜보니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절이 청소년 시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그때가 친구들과 가장 많이 놀았고 즐거웠던 시절이었다. 그런 기억을 갖고 있는 기성세대가 막상 자녀들에게는 가장 힘겨운 시기를 보내도록 강요하고 있으니 이 잘못을 어찌 해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책을 읽고 나서 기성세대와 사회가 똘똘 뭉쳐 아이들을 집단적으로 학대하고 있구나 하는 처참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 우리들은 지금 아이들을 학대하고 있다. 솔직히 인정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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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미친 짓을 멈출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아이들은 너무 괴롭고, 지켜보는 부모도 힘겹다. 노후를 준비할 재원을 사교육업자들의 입으로 고스란히 바쳐야 하는 이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을까? 작가는 사회가 변해야 10대들의 현실도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때 교육 현실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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