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변했어요! 책벌레로!
[프레시안 books] 도날린 밀러의 <수업 중 15분 행복한 책읽기>
기사입력 2011-09-16 오후 6:41:14
정말 오랜만에 흠뻑 빠져 읽은 책이다. "그래 맞아, 맞아" 하며 고개를 연신 끄덕거리며 책을 읽었다. 덕분에 책은 형광펜 세례를 피할 수 없었다. 미국의 교육 현실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새삼 알게 해준 책이다.
<수업 중 15분 행복한 책읽기>(정수안 옮김, 다른 펴냄)는 미국 교사가 쓴 독서 교육 책이다. 저자 도날린 밀러는 현재 미국의 트리니티 메도우즈 중등학교에서 6학년(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교 6학년) 영어와 사회 교과를 담당하는 교사이다. 그녀는 미국 교육계에 '북 위스퍼러 운동(The book whisperer movement)'을 전개하고 있다.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북 위스퍼러(The Book Whisperer)'는 책읽기를 좋아해 많은 책을 읽어온 덕에 다른 사람을 독서에의 향연으로 초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말로, 밀러가 만든 조어다. 교사가 북 위스퍼러가 되어 학생들에게 책에 대한 사랑을 가르침은 물론, 아이들마다의 관심과 성향을 고려해 각자에게 맞는 책을 소개해주자는 게 운동의 취지라고 한다.
책은 무엇이 우리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빼앗아 가는지, 그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돌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독서가 단순히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한 기술의 집합체가 아니라 평생 추구해야 할 가치 있는 일이란 확신을 가진 저자는 아이들은 모두 책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아이들 내면에 숨겨진 독서 본능을 끄집어내려면 읽을 책을 아이들이 직접 고르게 하고, 매일 수업 시간에 책 읽을 시간을 주면 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학기 초 90분 수업 시간 중 15분 정도를 책 읽는 시간으로 준다고 한다. 학기가 진행되면서 자기 주도적인 독서 시간은 30분까지 늘려준다. '블록 수업제'가 일반화되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수업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아이들에게 자기 주도적인 독서 시간을 줘야 한다는 주장은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 아이들이 독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가장 편하고도 쉬이 도움 받을 수 있는 장소는 수업이 이루어지는 교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업 시간에 책읽기 운동'을 추진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일하는 ㈔행복한아침독서는 독서 운동을 하는 비영리 시민 단체이다. 행복한아침독서는 2005년부터 학교에서 아침 자습 시간에 다른 활동을 하지 말고 책을 읽자는 아침 독서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책 읽는 습관을 키워주는 일이 중요하고, 그렇게 하려면 가장 먼저 아이들에게 매일 책 읽을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침 독서 운동은 "모두 읽어요, 날마다 읽어요,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그냥 읽기만 해요"라는 4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아침 독서 운동의 지향점이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과 거의 일치해서 참 반가웠다. 아침 독서 운동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행복한아침독서 홈페이지를 참조하길 바란다. (☞바로 가기 : 행복한아침독서)
이 책은 학교 교육에서 무엇이 아이들을 책과 멀어지게 하는지를 통렬하게 고발한다. 비록 미국 사례이지만 우리나라 현실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예를 들어 교과용 소설 읽기, 독후감 쓰기, 독서록 기록, 독해 시험, 독서 관리 프로그램 등과 같은 전형적인 교육과 평가 방법 때문에 아이들이 독서를 싫어하게 된다는 설명에서다. 저자는 이러한 전형적인 교육과 평가 방법은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책과 멀어지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많은 교실에서 폭넓은 교구재를 사용한 심도 있는 독서 교육이 끊임없는 연습 문제 풀기와 시험 치는 요령 암기하기로 대체되는 현실, 읽기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시험 치는 방법을 가르치는 형국이라는 저자의 비판은 일제고사를 준비한다고 소박한 아침 독서 시간마저 문제풀이 시간으로 대체하는 우리나라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비판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현실을 극복할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한다. 지면 관계상 자세히 소개하지는 못하지만 본인의 경험에서 나온 실제적인 대안들을 우리나라 교사들이 참고하기를 기대한다.
1년간 즐겁게 함께 책을 읽은 아이들이 나중에 다시 저자의 교실에 오는 일은 반가우면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아이들을 인격적인 독서가로 대우하며 독서 교육에 열정을 쏟는 교사가 그리 많지 않은 현실 때문이다.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만약 아이들이 내 수업에 들어오기 전과 같은, 통제로 가득한 환경으로 돌아간다면 그들에게 평생의 독서 습관을 가르치려 했던 내 노력은 어떻게 되는 건가. 마치 빗자루로 바닷물을 막아보려 했던 것만큼이나 헛된 일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이제 겨우 6학년이다. 아이들이 학교를 그저 상급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다니고 있다면 너무하지 않은가. 지금 그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완전한 참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들을 이끌어선 왜 안 되는가. 그렇게 하려는 노력이 우리 교사들에게 있어서는 왜 안 되는가 말이다. 만약 이런 주장이 성에 차지 않거든 우리 반처럼 자유롭게 책을 읽은 학급이 보여준 성과를 생각해보라. 학생들에게 자신이 읽을 책을 고르게 하고, 읽고 쓰고 생각하는 것에 결정권을 주면,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수업과 시험 연습, 무의미한 과제를 할 때보다 더 잘 읽고 더 잘 쓰게 된다.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삶을 학생들에게 준비시켜줄 수 있다."
독서 교육에 쏟은 자신의 열정이 빗자루로 바닷물을 막아보려 한 무모한 일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호소가 절절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호소는 아침 독서 운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많은 교사들에게도 자주 듣는 얘기이다. 자신의 반에서 1년간 책 읽는 즐거움을 맘껏 누리던 아이들이 중학교에 올라가니 책 읽을 시간이 없어 학교가 재미없다고 하소연한다고 얘기하는 교사들이 많다. 학교의 독서 교육이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 소신을 갖고 열정적으로 실천하는 교사가 그리 많지 않은 현실은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독서 교육이 가진 힘을 믿고 열정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교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위안이 된다. 아침 독서 운동을 하면서 이 책의 저자처럼 온 힘을 다해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희망을 일구는 교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분명 우리 교육에는 희망이 있다. 바로 이러한 교사들이 희망의 근거이다.
이 책은 교육 현실은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별반 다르지 않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서도 교사가 열정을 갖고 독서 교육에 진력할 때 많은 아이들을 행복한 독서가로 만들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교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효율적으로 독서 교육을 할 수 있는 실제적인 사례들을 많이 제공하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한 예로 저자가 새로운 반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설문지 작성이다. 아이들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독서 교육을 위해 실시하는 설문지는 독서에 대한 선호도와 일반적인 선호도 두 가지가 있다. 독서에 대한 선호도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선호도까지 조사하는 것은 아이들의 취향을 알아야 그에 맞는 책을 추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급 문고 이야기도 솔깃하다. 저자가 운영하는 학급 문고의 장서 수는 무려 2000권이 넘는다고 한다. 마치 도서관 같은 교실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즐겁게 책을 읽으며 1년을 보내는지 보면서 많은 교사들이 학급 문고에 좀 더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독서 교육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아이의 담임선생님께 선물해도 좋겠다. 많은 교사들이 이 책을 읽으며 좋은 자극을 받기를 바란다. 더불어 우리나라 교사들이 쓴 독서 교육 책도 많이 나와 있으니 같이 읽어도 좋겠다. 최근에 나온 책 중에서 한 권 추천한다면 권일한 선생님이 쓴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우리교육 펴냄)를 꼽고 싶다.
책 속에서 함께 나누고 싶은 구절을 뽑아보았다.
"독서는 학교 내 그 어떤 수업 활동보다 더, 학생들의 학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때문에 독서 시간을 따로 배정하는 것은 우리 교사들이 최우선으로 수업 계획안에 집어넣어야 할 활동이다. 시간이 남을 때 편성하는 프로그램에 그쳐선 안 된다. 가치 있는 것에 시간을 내라는 말이 있다. 독서가 가치 있는 일이라면, 그렇게 여긴다면, 아이들이 독서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줘야 한다."
"학생 때 독서를 좋아하도록 가르치지 못하면 그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도 읽을 줄 모르게 된다. 결국 우리는 책을 읽지 않는 어른을 키워내는 꼴이다."
"책 읽는 아이는 학교에서 키워내야 한다. 아이가 책을 읽지 않으면 흔히 부모 탓을 하기가 쉽다. 하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주고, 도서관엘 데리고 다니고, 집에서 훌륭한 역할 모델이 되어주더라도 학교가 독서를 등한시하는 교사들로 가득 차 있는 한, 부모의 열정이 독서 황무지인 학교 환경을 극복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 아래서는 아이들이 평생 독서가로 계발될 기회란 없다."
<수업 중 15분 행복한 책읽기>(정수안 옮김, 다른 펴냄)는 미국 교사가 쓴 독서 교육 책이다. 저자 도날린 밀러는 현재 미국의 트리니티 메도우즈 중등학교에서 6학년(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교 6학년) 영어와 사회 교과를 담당하는 교사이다. 그녀는 미국 교육계에 '북 위스퍼러 운동(The book whisperer movement)'을 전개하고 있다.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북 위스퍼러(The Book Whisperer)'는 책읽기를 좋아해 많은 책을 읽어온 덕에 다른 사람을 독서에의 향연으로 초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말로, 밀러가 만든 조어다. 교사가 북 위스퍼러가 되어 학생들에게 책에 대한 사랑을 가르침은 물론, 아이들마다의 관심과 성향을 고려해 각자에게 맞는 책을 소개해주자는 게 운동의 취지라고 한다.
책은 무엇이 우리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빼앗아 가는지, 그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돌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독서가 단순히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한 기술의 집합체가 아니라 평생 추구해야 할 가치 있는 일이란 확신을 가진 저자는 아이들은 모두 책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아이들 내면에 숨겨진 독서 본능을 끄집어내려면 읽을 책을 아이들이 직접 고르게 하고, 매일 수업 시간에 책 읽을 시간을 주면 된다고 주장한다.
▲ <수업 중 15분 행복한 책읽기>(도날린 밀러 지음, 정수안 옮김, 다른 펴냄). ⓒ다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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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는 ㈔행복한아침독서는 독서 운동을 하는 비영리 시민 단체이다. 행복한아침독서는 2005년부터 학교에서 아침 자습 시간에 다른 활동을 하지 말고 책을 읽자는 아침 독서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책 읽는 습관을 키워주는 일이 중요하고, 그렇게 하려면 가장 먼저 아이들에게 매일 책 읽을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침 독서 운동은 "모두 읽어요, 날마다 읽어요,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그냥 읽기만 해요"라는 4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아침 독서 운동의 지향점이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과 거의 일치해서 참 반가웠다. 아침 독서 운동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행복한아침독서 홈페이지를 참조하길 바란다. (☞바로 가기 : 행복한아침독서)
이 책은 학교 교육에서 무엇이 아이들을 책과 멀어지게 하는지를 통렬하게 고발한다. 비록 미국 사례이지만 우리나라 현실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예를 들어 교과용 소설 읽기, 독후감 쓰기, 독서록 기록, 독해 시험, 독서 관리 프로그램 등과 같은 전형적인 교육과 평가 방법 때문에 아이들이 독서를 싫어하게 된다는 설명에서다. 저자는 이러한 전형적인 교육과 평가 방법은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책과 멀어지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많은 교실에서 폭넓은 교구재를 사용한 심도 있는 독서 교육이 끊임없는 연습 문제 풀기와 시험 치는 요령 암기하기로 대체되는 현실, 읽기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시험 치는 방법을 가르치는 형국이라는 저자의 비판은 일제고사를 준비한다고 소박한 아침 독서 시간마저 문제풀이 시간으로 대체하는 우리나라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비판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현실을 극복할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한다. 지면 관계상 자세히 소개하지는 못하지만 본인의 경험에서 나온 실제적인 대안들을 우리나라 교사들이 참고하기를 기대한다.
1년간 즐겁게 함께 책을 읽은 아이들이 나중에 다시 저자의 교실에 오는 일은 반가우면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아이들을 인격적인 독서가로 대우하며 독서 교육에 열정을 쏟는 교사가 그리 많지 않은 현실 때문이다.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만약 아이들이 내 수업에 들어오기 전과 같은, 통제로 가득한 환경으로 돌아간다면 그들에게 평생의 독서 습관을 가르치려 했던 내 노력은 어떻게 되는 건가. 마치 빗자루로 바닷물을 막아보려 했던 것만큼이나 헛된 일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이제 겨우 6학년이다. 아이들이 학교를 그저 상급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다니고 있다면 너무하지 않은가. 지금 그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완전한 참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들을 이끌어선 왜 안 되는가. 그렇게 하려는 노력이 우리 교사들에게 있어서는 왜 안 되는가 말이다. 만약 이런 주장이 성에 차지 않거든 우리 반처럼 자유롭게 책을 읽은 학급이 보여준 성과를 생각해보라. 학생들에게 자신이 읽을 책을 고르게 하고, 읽고 쓰고 생각하는 것에 결정권을 주면,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수업과 시험 연습, 무의미한 과제를 할 때보다 더 잘 읽고 더 잘 쓰게 된다.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삶을 학생들에게 준비시켜줄 수 있다."
독서 교육에 쏟은 자신의 열정이 빗자루로 바닷물을 막아보려 한 무모한 일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호소가 절절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호소는 아침 독서 운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많은 교사들에게도 자주 듣는 얘기이다. 자신의 반에서 1년간 책 읽는 즐거움을 맘껏 누리던 아이들이 중학교에 올라가니 책 읽을 시간이 없어 학교가 재미없다고 하소연한다고 얘기하는 교사들이 많다. 학교의 독서 교육이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 소신을 갖고 열정적으로 실천하는 교사가 그리 많지 않은 현실은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독서 교육이 가진 힘을 믿고 열정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교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위안이 된다. 아침 독서 운동을 하면서 이 책의 저자처럼 온 힘을 다해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희망을 일구는 교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분명 우리 교육에는 희망이 있다. 바로 이러한 교사들이 희망의 근거이다.
이 책은 교육 현실은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별반 다르지 않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서도 교사가 열정을 갖고 독서 교육에 진력할 때 많은 아이들을 행복한 독서가로 만들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교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효율적으로 독서 교육을 할 수 있는 실제적인 사례들을 많이 제공하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한 예로 저자가 새로운 반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설문지 작성이다. 아이들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독서 교육을 위해 실시하는 설문지는 독서에 대한 선호도와 일반적인 선호도 두 가지가 있다. 독서에 대한 선호도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선호도까지 조사하는 것은 아이들의 취향을 알아야 그에 맞는 책을 추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급 문고 이야기도 솔깃하다. 저자가 운영하는 학급 문고의 장서 수는 무려 2000권이 넘는다고 한다. 마치 도서관 같은 교실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즐겁게 책을 읽으며 1년을 보내는지 보면서 많은 교사들이 학급 문고에 좀 더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독서 교육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아이의 담임선생님께 선물해도 좋겠다. 많은 교사들이 이 책을 읽으며 좋은 자극을 받기를 바란다. 더불어 우리나라 교사들이 쓴 독서 교육 책도 많이 나와 있으니 같이 읽어도 좋겠다. 최근에 나온 책 중에서 한 권 추천한다면 권일한 선생님이 쓴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우리교육 펴냄)를 꼽고 싶다.
책 속에서 함께 나누고 싶은 구절을 뽑아보았다.
"독서는 학교 내 그 어떤 수업 활동보다 더, 학생들의 학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때문에 독서 시간을 따로 배정하는 것은 우리 교사들이 최우선으로 수업 계획안에 집어넣어야 할 활동이다. 시간이 남을 때 편성하는 프로그램에 그쳐선 안 된다. 가치 있는 것에 시간을 내라는 말이 있다. 독서가 가치 있는 일이라면, 그렇게 여긴다면, 아이들이 독서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줘야 한다."
"학생 때 독서를 좋아하도록 가르치지 못하면 그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도 읽을 줄 모르게 된다. 결국 우리는 책을 읽지 않는 어른을 키워내는 꼴이다."
"책 읽는 아이는 학교에서 키워내야 한다. 아이가 책을 읽지 않으면 흔히 부모 탓을 하기가 쉽다. 하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주고, 도서관엘 데리고 다니고, 집에서 훌륭한 역할 모델이 되어주더라도 학교가 독서를 등한시하는 교사들로 가득 차 있는 한, 부모의 열정이 독서 황무지인 학교 환경을 극복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 아래서는 아이들이 평생 독서가로 계발될 기회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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