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손에 안잡히지만 교회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토론회이므로 발제글을 정리했습니다. 다른 발제자 분들도 발제글을 올려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미리 읽어보시고 토론회를 준비했으면 합니다. 앞부분은 동녘사람들 회지에 쓴 글이고, 교회 이전에 대한 발제는 이번 토론회를 위해 새로 작성한 것입니다. 활발한 댓글도 달아주세요.)
2009년 5월 31일 전교인토론회 발제 - 동녘교회와 지역사회
동녘교회의 지역사업 2기를 준비하자
한상수 권사
동녘교회의 지역사업에 대한 고민은 1998년에 교회가 일산으로 이전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전까지 동녘은 서울에 있었는데 지역사업을 고민하기에는 여건이 맞지 않았다. 교회가 위치한 지역에 사는 교인이 아주 적었고, 무엇보다 교회가 그 지역에 뿌리내릴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 지역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토착교회들이 많았기 때문에 지역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말해 지역은 있었지만 지역교회가 되겠다는 의지가 없는 상태였다.
지역교회에 대한 소망이 없는 교회는 발전에 뚜렷한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교회 이전을 결심하게 했다. 당시에 일산은 새롭게 도시가 조성되는 시기였고 젊은 세대들이 많이 자리를 잡았다. 당시 교인들중 몇 가정이 일산에 자리를 잡은 것도 좋은 조건이었다. 무엇보다 지역교회에 대한 비전을 전혀 갖지 못한 현실에서 지역교회에 대한 꿈을 한자락이라도 가져볼 수 있다는 것이 탈서울을 감행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지역사업의 홀씨를 뿌리다 - 동녘어린이도서관
전임 목회자가 사임하고 후임 목회자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교회를 이전해야했기 때문에 한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지역에 뿌리내리기위해서는 지역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사업을 고민하다가 당시 절대적으로 부족하였던 도서관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당시는 마두도서관이 개관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일산신도시에는 공공도서관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일산에는 젊은 가정이 많았기에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수요가 많이 있다는 판단아래 어린이도서관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동녘의 첫 지역사업은 지역의 요구에 부응하는 내용으로 시작되었다. 그 후로도 지역아동센터와 어린이초록가게를 시작하였는데 이들 사업 역시 해당 시기에 꼭 필요한 요구를 교회가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는 앞으로도 동녘에서 지역사업을 고민할 때 무엇을 가장 중심에 두고 진행해야 할 것인지를 시사하는 것이다. 시대적 요구와 지역주민의 요구에 맞는 사업을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지역사업 10년에 대한 평가
동녘교회의 첫 지역사업인 동녘어린이도서관이 1999년 3월에 시작되었으니, 교회의 지역사업 역사도 만 10년이 넘었다. 동녘어린이도서관은 이후에 일산이 도서관 인프라에서 전국 어느 도시에 못지않은 도시가 되는데 일정한 기여를 했다. 작은교회에서 시작한 어린이도서관을 보고 많은 교회와 개인, 단체가 어린이도서관이나 작은도서관을 시작할 마음을 먹게 했고, 공공도서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면서 부족한 도서관 인프라를 개선하는데 의미있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선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교회에 다니지 않은 주민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동녘교회가 지역에 자리잡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교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높은 현실에서 도서관 이용자들은 작은교회가 어린이도서관 사업을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서 교회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현재 일산 주민들에게 동녘교회는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는 진취적이고 열린 교회로 알려져 있다. 또한 도서관을 매개로 교회와 인연을 맺은 몇몇 가정이 교회에 출석하면서 교인이 늘어나는 기쁨도 누릴 수 있었다. 동녘교회에 다니지는 않지만 다닐 교회를 찾는 사람들에게 괜찮은 교회로 동녘교회를 추천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는 사실을 볼 때 그간의 지역사업이 나름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지역사업 2기를 준비하자
동녘교회가 백석동에서 풍동으로 이전하면서 가장 크게 고려한 것이 풍동이 도서관이 필요한 지역이라는 인식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동녘교회가 교회를 이전하는데 있어 지역사업을 가장 우선시하였음을 보여주는 실례이다.
동녘교회의 지역사업 역사가 10년을 넘은 지금 시기는 그간의 지역사업을 평가하고 새로운 모색을 준비할 때라고 생각한다. 일산신도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기본적인 사회 인프라는 구축이 된 상태이다. 그렇지만 아동 복지 등과 같이 구체적인 사안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공공의 영역에서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아직도 많이 있다. 이들 중에는 일정 부분 공공기관과 협력해서 해결할 부분도 있고, 순수한 자체 힘으로 끌고가야 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최근의 경제 위기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위기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제 위기로 인한 어려움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동녘교회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해야 할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심화될수록 사회적 약자가 당하는 고통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 약자인 어린이들이 당하는 고통은 더 클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 어린이들이 당하는 고통은 미래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측면을 생각하면 교회가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빈곤의 대물림을 차단하고 어린이들이 가진 가능성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길을 동녘교회가 모색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다른 교회나 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사업들을 살펴보고 우리 지역에 맞는 사업이 있다면 창조적으로 벤치마킹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동녘교회의 지역사업 2기에 중심이 되는 사업은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사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지역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일이 무엇이고, 그 중에서 동녘교회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과 고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유아들을 위한 ‘책 놀이방’이나, 저소득계층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교실’,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학센터’, ‘어린이초록가게 확장’ 등을 검토할 수 있으리라 본다.
지역사업을 총괄할 조직을 만들자
현재 동녘교회의 지역사업은 다소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 동녘교회의 지역사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총괄할 조직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동녘아동복지센터(가칭)’ 같은 형식의 조직을 만들어 비영리단체 등록을 추진했으면 한다. 이후에 조직이 안정되면 비영리사단법인이나 사회적기업 등록을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처럼 지역사업을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발전하는데 한계가 많이 있다. 사회사업을 총괄하는 별도의 조직체를 두고 체계적으로 진행한다면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본다. 인천 해인교회(담임 이준모 목사)의 ‘내일을여는집’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을여는집은 공공기관의 예산지원으로 급여를 주는 상근간사만 수십 명이고, 이들 간사들은 대부분 교인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노동부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아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으며 활발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대, 연대, 연대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동녘교회가 지역사업을 펼치면서 외부와의 연대가 다소 부족했다는 반성을 해본다. 현재 고양시에는 좋은 뜻을 갖고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이 많이 있다. 이들 단체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연대하면서 활동할 필요가 있다. 동녘이 가진 공간을 이들 단체에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고, 특정한 사안에 따라서는 발을 맞춰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선교적인 측면에서도 진보적인 시민운동을 펼치는 이들에게 진보적이고 열린 의식을 갖고 있는 동녘교회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고양시의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동녘교회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함께 하는 방안을 찾도록 하자. 김경호 목사님 말씀처럼 좋은 교회를 소개하는 것은 그 사람들에게 큰 축복이 되는 일이지 않는가.
외부와의 연대에서 또 필요한 일이 타지역의 진보성향 교회와 연대하는 일이다. 동녘교회와 비슷한 생각으로 운영되고 있는 비슷한 규모의 교회들과의 연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면 좋겠다. 현재 안산 하늘품교회와 느슨한 연대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좀더 확장하자는 제안이다. 예를 들어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교파를 초월하여 예수님을 중심에 두고 운영되는 교회들과 연대모임을 만들고 1년에 한두차례 연대 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물론 공식적인 오프라인 행사는 많이 못하겠지만 공동 누리집을 만들어 상시적인 온라인 소통을 하는 것은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이런 연대 활동이 지속되다 보면 각 교회가 가진 자원들을 공유할 수 있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큰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지인이나 해당 지역에 사는 지인들에게 연대 교회를 소개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작은 교회의 연대는 앞으로 우리같은 작은 규모의 교회가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에 동녘이 앞장섰으면 좋겠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이다. 그렇지만 위기(危機)는 한편 기회(機會)이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들이 움츠러들지말고 교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며 방법을 찾아가면 좋겠다. 모든 교인이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아보고 함께 노력할 때 동녘교회는 더 나은 모습을 만들어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럴 때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교회 이전 문제에 대해>
머물 것인가, 옮길 것인가?
교회 이전 문제는 여러모로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의 공간에 계속 머물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곳으로 이전할 것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가며 유리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1. 현상황
매월 공간유지비용 - 임대료 1,650,000원, 관리비 650,000원 합계 2,300,000원
교회 공간 활용도 - 주일, 수요성경공부, 인문학강좌
도서관 공간 - 초록가게, 도서관 이용자 일 평균 20여명(어른 기준), 오전 모임
⇒ 유지 비용에 비해 평일 공간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시점
2. 이전할 경우
교회를 이전한다면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공간 이용을 효율화한다는 측면이다. 이 경우 현재의 공간 규모보다 대폭 줄여야만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규모가 너무 적을 경우 주일 활동에 큰 장애가 될 수 있으므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교회 이전을 할 경우 유일한 해법은 지역아동센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센터 근처로 이사가는 것이다. 임대료가 저렴한 외곽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접근성이나 지역교회에 대한 비전을 생각할 때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다.
센터가 있는 백석동 13블럭은 공공도서관인 백석도서관, 아람누리도서관과 가까운 곳이고, 같은 교단 교회에서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도리상 도서관을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배당 공간만 빌리게 되므로 이 공간을 평소에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문제점 - 센터 근처에 적당한 공간이 있을 것인가?, 이전 비용과 현 공간 원상복구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최소 5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 예상됨)
3. 현재 장소에서 계속 있을 경우
(1) 지역 교회에 대한 비전
풍동으로 이사온 지 2년 6개월이 지났는데 교인수가 많이 늘었다. 새로 온 교인 중에서 풍동 거주민 비율은 그리 높지 않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숫자는 된다. 더불어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서서히 교회가 알려지고 있다.
풍동지구는 일산 신도시에 비해 새로 조성되는 신개발지구이므로 전통적인 교회가 많지 않다. 따라서 동녘교회처럼 정체성이 뚜렷한 교회가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성장하기에는 훨씬 유리한 지역이다. 따라서 약간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3년간의 노력을 접고 다시 신도시로 들어가는 것은 교회의 장기적인 발전 측면에서 볼 때 신중하게 생각할 부분이다. 지역교회로 터전을 닦는데 최소한 5년은 필요하고,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10년은 필요하다고 볼 때 그간의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앞으로 개발될 풍동2지구까지 염두에 두고 교회 이전을 고민했으면 한다.
(2) 도서관 유지
동녘어린이도서관은 우리나라 어린이도서관 운동과 교회 도서관 운동에서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 지금도 외부에서는 동녘교회는 어린이도서관을 하는 교회로 많이 인식되어 있다. 이러한 위상은 동녘교회의 큰 자산이며, 담임목회자가 도서관 유지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도서관은 현재 침체기를 벗어나 약간씩이나마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바자회 행사를 통해 확실한 주체들이 생겼고,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회원수나 재가입 회원수가 완만하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 바자회에서 도서관을 알게 된 주민들의 발길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앞으로 매월 4째주마다 공원에서 야외도서관과 벼룩시장을 열 계획이고, 지역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한 도서관 견학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지역내 시민단체나 각종 모임에 모임 장소도 제공하려 한다.
앞으로 비밀의책방이 활성화되면 수익면뿐 아니라 도서관 활성화에도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서관이 계속 유지된다면 도서관과 예배당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2009년 5월 31일 전교인토론회 발제 - 동녘교회와 지역사회
동녘교회의 지역사업 2기를 준비하자
한상수 권사
동녘교회의 지역사업에 대한 고민은 1998년에 교회가 일산으로 이전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전까지 동녘은 서울에 있었는데 지역사업을 고민하기에는 여건이 맞지 않았다. 교회가 위치한 지역에 사는 교인이 아주 적었고, 무엇보다 교회가 그 지역에 뿌리내릴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 지역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토착교회들이 많았기 때문에 지역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말해 지역은 있었지만 지역교회가 되겠다는 의지가 없는 상태였다.
지역교회에 대한 소망이 없는 교회는 발전에 뚜렷한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교회 이전을 결심하게 했다. 당시에 일산은 새롭게 도시가 조성되는 시기였고 젊은 세대들이 많이 자리를 잡았다. 당시 교인들중 몇 가정이 일산에 자리를 잡은 것도 좋은 조건이었다. 무엇보다 지역교회에 대한 비전을 전혀 갖지 못한 현실에서 지역교회에 대한 꿈을 한자락이라도 가져볼 수 있다는 것이 탈서울을 감행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지역사업의 홀씨를 뿌리다 - 동녘어린이도서관
전임 목회자가 사임하고 후임 목회자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교회를 이전해야했기 때문에 한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지역에 뿌리내리기위해서는 지역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사업을 고민하다가 당시 절대적으로 부족하였던 도서관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당시는 마두도서관이 개관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일산신도시에는 공공도서관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일산에는 젊은 가정이 많았기에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수요가 많이 있다는 판단아래 어린이도서관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동녘의 첫 지역사업은 지역의 요구에 부응하는 내용으로 시작되었다. 그 후로도 지역아동센터와 어린이초록가게를 시작하였는데 이들 사업 역시 해당 시기에 꼭 필요한 요구를 교회가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는 앞으로도 동녘에서 지역사업을 고민할 때 무엇을 가장 중심에 두고 진행해야 할 것인지를 시사하는 것이다. 시대적 요구와 지역주민의 요구에 맞는 사업을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지역사업 10년에 대한 평가
동녘교회의 첫 지역사업인 동녘어린이도서관이 1999년 3월에 시작되었으니, 교회의 지역사업 역사도 만 10년이 넘었다. 동녘어린이도서관은 이후에 일산이 도서관 인프라에서 전국 어느 도시에 못지않은 도시가 되는데 일정한 기여를 했다. 작은교회에서 시작한 어린이도서관을 보고 많은 교회와 개인, 단체가 어린이도서관이나 작은도서관을 시작할 마음을 먹게 했고, 공공도서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면서 부족한 도서관 인프라를 개선하는데 의미있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선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교회에 다니지 않은 주민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동녘교회가 지역에 자리잡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교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높은 현실에서 도서관 이용자들은 작은교회가 어린이도서관 사업을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서 교회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현재 일산 주민들에게 동녘교회는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는 진취적이고 열린 교회로 알려져 있다. 또한 도서관을 매개로 교회와 인연을 맺은 몇몇 가정이 교회에 출석하면서 교인이 늘어나는 기쁨도 누릴 수 있었다. 동녘교회에 다니지는 않지만 다닐 교회를 찾는 사람들에게 괜찮은 교회로 동녘교회를 추천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는 사실을 볼 때 그간의 지역사업이 나름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지역사업 2기를 준비하자
동녘교회가 백석동에서 풍동으로 이전하면서 가장 크게 고려한 것이 풍동이 도서관이 필요한 지역이라는 인식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동녘교회가 교회를 이전하는데 있어 지역사업을 가장 우선시하였음을 보여주는 실례이다.
동녘교회의 지역사업 역사가 10년을 넘은 지금 시기는 그간의 지역사업을 평가하고 새로운 모색을 준비할 때라고 생각한다. 일산신도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기본적인 사회 인프라는 구축이 된 상태이다. 그렇지만 아동 복지 등과 같이 구체적인 사안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공공의 영역에서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아직도 많이 있다. 이들 중에는 일정 부분 공공기관과 협력해서 해결할 부분도 있고, 순수한 자체 힘으로 끌고가야 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최근의 경제 위기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위기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제 위기로 인한 어려움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동녘교회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해야 할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심화될수록 사회적 약자가 당하는 고통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 약자인 어린이들이 당하는 고통은 더 클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 어린이들이 당하는 고통은 미래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측면을 생각하면 교회가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빈곤의 대물림을 차단하고 어린이들이 가진 가능성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길을 동녘교회가 모색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다른 교회나 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사업들을 살펴보고 우리 지역에 맞는 사업이 있다면 창조적으로 벤치마킹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동녘교회의 지역사업 2기에 중심이 되는 사업은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사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지역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일이 무엇이고, 그 중에서 동녘교회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과 고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유아들을 위한 ‘책 놀이방’이나, 저소득계층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교실’,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학센터’, ‘어린이초록가게 확장’ 등을 검토할 수 있으리라 본다.
지역사업을 총괄할 조직을 만들자
현재 동녘교회의 지역사업은 다소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 동녘교회의 지역사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총괄할 조직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동녘아동복지센터(가칭)’ 같은 형식의 조직을 만들어 비영리단체 등록을 추진했으면 한다. 이후에 조직이 안정되면 비영리사단법인이나 사회적기업 등록을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처럼 지역사업을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발전하는데 한계가 많이 있다. 사회사업을 총괄하는 별도의 조직체를 두고 체계적으로 진행한다면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본다. 인천 해인교회(담임 이준모 목사)의 ‘내일을여는집’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을여는집은 공공기관의 예산지원으로 급여를 주는 상근간사만 수십 명이고, 이들 간사들은 대부분 교인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노동부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아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으며 활발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대, 연대, 연대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동녘교회가 지역사업을 펼치면서 외부와의 연대가 다소 부족했다는 반성을 해본다. 현재 고양시에는 좋은 뜻을 갖고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이 많이 있다. 이들 단체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연대하면서 활동할 필요가 있다. 동녘이 가진 공간을 이들 단체에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고, 특정한 사안에 따라서는 발을 맞춰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선교적인 측면에서도 진보적인 시민운동을 펼치는 이들에게 진보적이고 열린 의식을 갖고 있는 동녘교회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고양시의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동녘교회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함께 하는 방안을 찾도록 하자. 김경호 목사님 말씀처럼 좋은 교회를 소개하는 것은 그 사람들에게 큰 축복이 되는 일이지 않는가.
외부와의 연대에서 또 필요한 일이 타지역의 진보성향 교회와 연대하는 일이다. 동녘교회와 비슷한 생각으로 운영되고 있는 비슷한 규모의 교회들과의 연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면 좋겠다. 현재 안산 하늘품교회와 느슨한 연대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좀더 확장하자는 제안이다. 예를 들어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교파를 초월하여 예수님을 중심에 두고 운영되는 교회들과 연대모임을 만들고 1년에 한두차례 연대 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물론 공식적인 오프라인 행사는 많이 못하겠지만 공동 누리집을 만들어 상시적인 온라인 소통을 하는 것은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이런 연대 활동이 지속되다 보면 각 교회가 가진 자원들을 공유할 수 있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큰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지인이나 해당 지역에 사는 지인들에게 연대 교회를 소개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작은 교회의 연대는 앞으로 우리같은 작은 규모의 교회가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에 동녘이 앞장섰으면 좋겠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이다. 그렇지만 위기(危機)는 한편 기회(機會)이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들이 움츠러들지말고 교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며 방법을 찾아가면 좋겠다. 모든 교인이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아보고 함께 노력할 때 동녘교회는 더 나은 모습을 만들어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럴 때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교회 이전 문제에 대해>
머물 것인가, 옮길 것인가?
교회 이전 문제는 여러모로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의 공간에 계속 머물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곳으로 이전할 것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가며 유리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1. 현상황
매월 공간유지비용 - 임대료 1,650,000원, 관리비 650,000원 합계 2,300,000원
교회 공간 활용도 - 주일, 수요성경공부, 인문학강좌
도서관 공간 - 초록가게, 도서관 이용자 일 평균 20여명(어른 기준), 오전 모임
⇒ 유지 비용에 비해 평일 공간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시점
2. 이전할 경우
교회를 이전한다면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공간 이용을 효율화한다는 측면이다. 이 경우 현재의 공간 규모보다 대폭 줄여야만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규모가 너무 적을 경우 주일 활동에 큰 장애가 될 수 있으므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교회 이전을 할 경우 유일한 해법은 지역아동센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센터 근처로 이사가는 것이다. 임대료가 저렴한 외곽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접근성이나 지역교회에 대한 비전을 생각할 때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다.
센터가 있는 백석동 13블럭은 공공도서관인 백석도서관, 아람누리도서관과 가까운 곳이고, 같은 교단 교회에서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도리상 도서관을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배당 공간만 빌리게 되므로 이 공간을 평소에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문제점 - 센터 근처에 적당한 공간이 있을 것인가?, 이전 비용과 현 공간 원상복구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최소 5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 예상됨)
3. 현재 장소에서 계속 있을 경우
(1) 지역 교회에 대한 비전
풍동으로 이사온 지 2년 6개월이 지났는데 교인수가 많이 늘었다. 새로 온 교인 중에서 풍동 거주민 비율은 그리 높지 않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숫자는 된다. 더불어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서서히 교회가 알려지고 있다.
풍동지구는 일산 신도시에 비해 새로 조성되는 신개발지구이므로 전통적인 교회가 많지 않다. 따라서 동녘교회처럼 정체성이 뚜렷한 교회가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성장하기에는 훨씬 유리한 지역이다. 따라서 약간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3년간의 노력을 접고 다시 신도시로 들어가는 것은 교회의 장기적인 발전 측면에서 볼 때 신중하게 생각할 부분이다. 지역교회로 터전을 닦는데 최소한 5년은 필요하고,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10년은 필요하다고 볼 때 그간의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앞으로 개발될 풍동2지구까지 염두에 두고 교회 이전을 고민했으면 한다.
(2) 도서관 유지
동녘어린이도서관은 우리나라 어린이도서관 운동과 교회 도서관 운동에서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 지금도 외부에서는 동녘교회는 어린이도서관을 하는 교회로 많이 인식되어 있다. 이러한 위상은 동녘교회의 큰 자산이며, 담임목회자가 도서관 유지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도서관은 현재 침체기를 벗어나 약간씩이나마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바자회 행사를 통해 확실한 주체들이 생겼고,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회원수나 재가입 회원수가 완만하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 바자회에서 도서관을 알게 된 주민들의 발길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앞으로 매월 4째주마다 공원에서 야외도서관과 벼룩시장을 열 계획이고, 지역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한 도서관 견학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지역내 시민단체나 각종 모임에 모임 장소도 제공하려 한다.
앞으로 비밀의책방이 활성화되면 수익면뿐 아니라 도서관 활성화에도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서관이 계속 유지된다면 도서관과 예배당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도성 | 2009-05-27 10:40 [X] |
재정보고는 자료를 첨부하여 당일 따로 보고하겠습니다. 교회이전을 생각할 만큼 상황은 좋지않습니다. 아무튼 이전하든 이대로 있든 지역사업의 확대및 타 단체및 교회와의 연대활동은 정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동, 인권, 환경, 생태 우리가 지향하는 운동단체와의 연대는 현 시기 가장 큰 힘이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찾아보면 주위에 우리와 같은 생각과 목표로 활동하는 교회는 많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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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8 13:05 [X] |
여러가지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글, 잘 읽었습니다.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는 것들이 실제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일날 이야기 하도록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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